세바시 강연에서 김지윤 정치학자가 '쪽팔리게 살지 말자'는 내용으로 강연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그녀가 다녔던 학교는 시험 감독이 없는 자율 시험을 운영하였고, 놀랍게도 단 한 번의 부정행위도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당시 학생들은 “쪽팔리게 커닝까지 하냐?”는 식의 자존심과 도덕적 자각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사춘기 특유의 '멋 부림'이 오히려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입니다.
또한 시험 시작할 때 선생님들이 던지는 짧은 한마디
“하늘이 너희를 보고 있어”, “최선을 다하자” 같은 말이 학생들에게 도덕적 울림을 주었고, 이것이 학생들의 양심을 자극해 자연스럽게 윤리적인 태도를 유도했습니다.
그녀는 이것은 실제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도덕적 각성(Moral Reminder)'과 같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효과라고 설명합니다.
아리에리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도덕적인 메시지를 듣고 나면 사람들은 실제로 더 윤리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미국 유학 시절
미국 유학시절 자기와 가장 친한 일본인 친구는 일본 외무성에서 파견된 도쿄대 출신에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엘리트였지만, 보스턴 유학 중에도 검소하고 겸손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고급 기숙사 대신 낡은 아파트에서 룸메이트들과 함께 살며, 대학에서도 학점을 쉽게 따기 위해 자신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일본 정치 같은 과목이 아닌, 전혀 다른 분야의 어려운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그 이유는 "내가 이미 아는 과목만 수강하는 건 쪽팔리잖아"라는 말이었습니다.
영어도 이미 영국 유학파라 유창했지만 “미국식 억양으로 고치고 싶어서” 다시 공부한다고 했고, 그녀의 이런 자세에 그녀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거기다 이 친구는 일본 황실과 가까운 집안 출신이었지만, 그런 사실을 숨기고 겸손하게 살았습니다.
그녀는 이 친구야말로 '청렴'이라는 주제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인물이라고 말합니다.
공직자 인사청문회
청문회에서 흔히 들리는 말은 “몰랐습니다”, “배우자가 했습니다” 등 책임 회피성 발언을 많이 합니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털면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라고 말하며 대충 넘어가곤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 말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결국, 언젠가 자신이 비슷한 부정을 저지를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미리 용서를 구하는 ‘보험성 용서’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행이 굳어질수록 사회는 점점 부정행위에 관대해지고, 성공을 위해서라면 약간의 부정쯤은 괜찮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됩니다.
그 결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은 오히려 ‘답답하고 눈치 없는 사람’으로 조롱받는 사회가 되어버립니다.
이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존심’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쪽팔려서 못 하겠다",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감각이야말로, 청렴한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핵심적인 힘입니다.
그리고 그런 자존심을 존중하고 지켜주는 사회야말로 진정한 청렴한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강연 말미에는 일상적인 예시로,
회식 자리에서 계산서를 보고 ‘법인카드’를 꺼낼 때 망설이게 되는 순간을 들며, 그런 작고 사소한 선택이 모여 우리의 자존심과 윤리를 형성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럴 때마다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합니다. “나는 내 자존심을 잘 지키고 있는가?”
결국, 청렴은 거창하고 대단한 윤리 담론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선택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자존심을 지키는 삶을 살아갈 때, 부끄러움 없이 청렴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당당히 지적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형이 생각났습니다.
같이 싸우나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음료를 사 먹었습니다. 집에 거의 다 오고 나서야 거스름돈으로 1000원을 더 받은 걸 알았습니다.
전 돌아가기도 귀찮고 천원쯤이야 하는 생각에 다음에 가게 되면 돌려주자 했지만,
형은 지금 당장 가자고 했습니다.
고민했지만, 가서 돌려주었습니다.
형의 돌려주자는 가장 큰 이유는 '나를 위해서' 였습니다. 이런 강렬한 어조를 듣고 안 갈 수가 없었습니다.
김지윤 학자가 말하는 청렴은 자존심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가 확 와닿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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